해외여행

코로나시대에 미국여행할 수 있을까? - 미국 입국심사 후기 및 입국심사 팁

Cashycat 2021. 7. 2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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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에 여행비자 ESTA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왔다. 여행비자로 미국에 처음 와보는 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내 미국여행의 목적은 7/4 독립기념일을 맞아 애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이다. 무비자 입국이고 리턴티켓도 사놨기때문에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체크인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델타항공을 이용했는데 카운터 앞에 줄을 서서 체크인을 기다릴 때부터 델타직원들이 정말 질문은 꼬치꼬치 했다. 질문의 종류는 아래와 같다.

1. 미국방문목적
2. 누구를 만나는지
3. 만나는 사람의 직업
4. 만나는 사람의 주소
5. 교류 기간
6. 탑승객 본인의 직업

등등… 한 질문을 하면 그 질문과 연관된 내용의 파생질문을 계속 던진다. 이때 입국심사는 더 지옥같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입국심사는 정말 더 혹독했다.

입국심사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졌다시피 이러한 질문을 한다
미국에는 왜 온거야? 현금으로 돈은 얼마나 가져왔어? 얼마나 머무를거야? 어디에서 머무를거야?

 

 


아마 여기서 잘못 대답을 한 것 같은데.. 따로 환전하지 않고 카드를 사용할거라 대답했는데 아마 이게 문제였나보다? 돈은 어디에다 쓸것이며 애인이랑 돈 문제는 어떻게 하냐고 질문을 받았다. 당연히 내가 쓸 건 내 돈으로 쓸거지만 애인이 나머지 비용은 보태줄 거다라는 상식적인 대답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인터뷰방에 끌려갔다(?) 이 답변이 뭐가 어떤식으로 잘못된건지 알 수 없다. 왜냐면 입국심사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그리고 나는 이렇게 끌려가는 경우가 있는줄도 모르고 인터뷰 끝에 고맙다고 인사도 했다.



인터뷰방에서는 각종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라고 적혀있지만 코로나라 사람도 많이 없어서 그런지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딱히 뭐라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여권을 뺏긴채 앉아서 꼼짝없이 한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인터뷰방으로 불려서 심화인터뷰를 했는데 이게 진짜 최악이었다.

누구를 만나러왔냐부터 시작해서 애인의 직업, 애인 사는곳, 어떻게 만났는지, 얼마나 만났는지, 결혼생각이 있는지, 미국내에서 결혼계획이 있는지, 이전에 다른비자로 미국에 와있을때 미국에서 무슨일을 했는지, 돈얼마가져왔는지 (환전안해왔다고 하니까 그럼 얼마있는지 자기가 어떻게알겠냐고함. 답답해서 한국은행계좌를 보여줬더니 환율따져가며 계산했음),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인지, 이렇게 놀러오면 부모님이 싫어하지는 않으시는지 (니가 뭔상관이야?라고 욕하고 싶었음), 내 직업은 뭔지, 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등 질문을 했다. 이것보다 훨씬 더 짜증나는 질문이 많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건지 지금 떠오르지가 않는다..

아무튼 내 인터뷰가 끝나는가 싶더니 그 직원은 내 애인을 만나서 얘기해야겠다며 인터뷰 방문을 잠그고 나갔다. 내 전자기기를 다 방안에 두어야했고 나는 방 밖 대기공간에 앉아있어야 했는데 이때는 이유를 몰랐다. 왜 전자기기를 방 안에 둔채로 문을 잠가버렸는지..

애인과 짧은 인터뷰(이후에 물어봤는데 내가 받은 질문과 비슷한 것을 받았다고 하더라. 하지만 더 순한 질문들로…)를 하고 다시 돌아와서 이번에는 내 핸드폰을 압수했다. 압수하는 이유에 대한 종이를 줘서 읽어봤는데 테러리스트나 위험한 인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써있어서 더 황당했다. 나와 애인과의 문자를 쭉 읽어보더니 그 내용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내 가족얘기가 있었는데 아주 사적인 이야기고 안 좋은 이야기었는데도 계속 캐묻기 바빴다.

애인과 인터뷰를 하고 나면 나를 보내줄거라 생각했는데. 왜 안 보내주냐고 물으니 내가 ‘한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할 이유가 딱히 없다’라고 했다. 진짜 기가차고 어이가 없는부분…미국이 코로나 판데믹에 잘 대처해온 나라도 아닌데 내가 왜 여기에 남고싶어 할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질문과 인터뷰에 대한 태도가 정말 딱 이랬다

얘 미국에 남고싶어하는 거 아니야?


내가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인터뷰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여성들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을 하니…그래서 애인과 결혼할건지도 계속 물어봤던 것이고 핸드폰도 압수당해 애인과의 문자도 공개된 것이다. 사기연애일수도 있으니 대화내용 조작을 하지 못하도록 핸드폰도 방안에 두고 문을 잠가버린 것이고. 근데 여행비자로 와서 미국에서 결혼하는 것은 불법적인 일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결혼생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가 남고싶을거라고 무례한 질문을 받았다.

미국 이민정책과 미국경제가 얼마나 이민자에 기반하고 있고 (서류미비체류자, 불법이민자 포함)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따져보면 이게 얼마나 무례한 입국심사고 과정인지 백번을 더 말할 수 있지만 내 인터뷰에 영향을 미칠까봐 다 참았던게 후회스럽다. 이런 인터뷰를 한번 더 하게 되면 내가 왜 이런 질문을 받아야하는지 되짚어주고 싶다.


아무튼 대기1시간, 인터뷰1시간 해서 기나긴 인터뷰가 종료되고 애인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매번 입국심사를 이렇게 해야하면 미국에 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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