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수술 후 6개월 후 즈음하여 발정이 다시 시작했다. 그래서 교대 동물병원에 전화해서 재수술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그쪽에서는 안 되고 더 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며 강남구에 있는 24시 운영 동물병원을 소개시켜줬다.
가서 씨티인가 엑스레이 촬영 (잘 기억이 안 난다)을 하고 진단을 받았다. 일단 수술은 가능한데 촬영을 먼저 해서 난소 위치를 파악해야하지만 막상 개복하고 나서는 못찾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수술비용이 2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 그때도 아직 학생이라 그 얘기 듣고 상담중 펑펑 울었던게 생각난다. 200만원 써도 중성화가 제대로 되면 다행인데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가 절망스러웠다. 그러고 반려동물 키우는데 보통 책임감과 능력이 있어야 하는게 아님을 깨달았다.
일단 내가 계획하고 있던 일이 있어서 알바를 세개나 뛰며 돈을 미친듯이 모으는 중이었기 때문에 수중에 200만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울면서 수술예약을 잡아두고 왔었음. 그리고 이날 검사진단 비용만 19만원 결제했다. 진짜 다시 생각해도 너무 비싼 것 같다. 이때는 수술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어 집에 와서 다른 동물병원 중성화수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중성화수술 전문 동물병원이라는 곳에 다 전화 돌렸다. 그렇게 한 세네통쯤 돌렸을 때인가, 어느 동물병원에서 내 케이스를 듣고 수술이 가능할 것 같다며 예약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수술비용은 약 25만원정도 나올 것이라고 하셨다.
하, 이때 얼마나 한시름 놓았는지 말도 못한다. 원하는 목표가 있어서 몸 상하면서 모은 돈을 전부 수술비용으로 지불할 뻔 했는데 이 병원을 찾아서 일단 비용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걱정을 덜었고 전화상으로 수술 가능하다는 말에 더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 당장 하니동물병원에 예약을 잡고 중앙메디컬동물병원 예약은 바로 취소했다.
수술 과정은 대충 이랬다. 특별히 사진을 찍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일단 개복을 한 후 장기 구석구석을 뒤져서 숨어있는 난소를 제거하는 것.
수술이 시작된지 1시간즈음 지나고 배를 닫은 후 집도한 의사선생님이 난소를 보여주시며 '여기저기 뒤져봤지만 이 작은 부분밖에 찾지 못했다, 1차 중성화 수술을 내가 본인이 진행한 것이 아니라 제거되어야 할 부분이 이것 뿐임음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발견된 것이 이것밖에 없었고 수술 종료로 판단되어 배를 닫았다,' 식으로 말씀해 주셨다. 나는 수긍하고 고양이 수술 후 염증방지 주사까지 맞춘 후 집으로 돌아왔다. 이날 집에서 병원까지 장거리를 왕복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수술비용은 예상보다 초과된 39만원이었지만 나는 200만원을 안 낸 것으로 일단 굉장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기꺼이 지불했다.
수술부위가 어느정도 아물면 실밥을 제거하러 가야하는데 그것만을 위해 고양이를 데리고 양천구까지 다시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집근처 동물병원에서 만원을 내고 실밥을 잘랐다.
1차 중성화를 2018년 여름, 2차 중성화를 2019년 봄에 했으니 위의 일도 이미 2년이나 지난 일이다.
지금 내 동거 고양이는 약 2년간 아무런 발정기 증상 없이 우다다 잘하고 밥 잘먹고 카펫에서 잘 뒹굴고 츄르 찹찹 잘받아먹으며 지내고 있다.
당시 인터넷에 고양이 난소기형으로 많이 알아봤는데 도움되는 글이 많이 없어서 내가 혼자 저렇게 사방팔방 정보를 알아보고 서울을 누비며 고양이를 데리고 수술을 시켰던 것 같다.
아직도 똑같은 검색어를 치면 나같이 이렇게 해결한 케이스는 없는 것 같다.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글은 몇개 보여도... 그때 내도 얼마나 절망했는지... 뒤늦게나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처럼 이렇게 두번째 수술이 잘 해결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수술 비용이 많이 부담되시는 분들께도 이 글이 도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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